[좋은 글]

♧타지마할

왕정순 시의원 2006. 7. 11. 20:15

      타지마할 시/ 오 탁 번 이맘때쯤 다시 만나기로 하자 이제 여기서 헤어지고 나면 가을 깊어가고 겨울이 오고 또 몇 백년 강물이 흐른 뒤 야무나강이든 갠지스강이든 저 멀리 남한강이든 그 강물 흘러가는 어디쯤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자 손톱 밑으로 빠져나가는 시간의 햇살따라 벵골만 건너 캘커타 지나 아그라 붉은 태양 아래 흰 대리석으로 빛나는 타지마할 죽은 다음에도 되살아나는 왕과 왕비의 살냄새 거웃냄새 또 몇 백년 강물이 흐른 뒤 타지마할의 눈부신 대리석 위에 보름달이 솟을 때 여기쯤에서 만나기로 하자 사랑에는 꼭 이별이 있는 법 저승의 푸른 하늘 아래 대리석이나 오동나무 관이 아니면 관솔구멍이 숭숭 뚫린 소나무 관 속에 금은보화 비단옷이 아니면 무명옷이나 삼베옷 두르고 그도저도 아니면 청바지 차림으로라도 또 몇 백년 강물이 흐른 뒤 우리들 사랑이 타지마할에서 이맘때쯤 다시 꼭 만나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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