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세상’을 만나다.
-프랑스의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
관악구의회 의원 왕정순
꼬뮌으로 대표되는 풀뿌리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의 프랑스 정치를 돌아보기 위해 바뇨시청, 상원의회, 에스파스(노숙자 관련 사회적 기업), 파리시청, 동등감시소, 호베흐의 집(예술가의 집), 시데프(CIDEFE 지방의원 전문교육기관), 시립도서관, 보나뻬띠(협동조합), 공정카페, 포럼데지마쥬, 알데흐 문디(공정무역매장), 벨기에 흐뒤(책마을), 시헤스코(공공급식협동조합), 오베흐쉬흐와즈 시의 고흐 마을 등을 돌아보는 일정으로 2월19일부터 27일까지 7박9일 프랑스와 벨기에 정책연수를 다녀왔다.
이번 연수는 전국여성지방의원네트워크가 기획하여 서울, 경기, 대구, 김해, 광주 등 여성지방의원 16명은 지역과 정당을 초월해서 하나 같이 배우고자 하는 에너지가 넘치고 있었다.
프랑스의 민주주의와 지방자치, 협동조합 등을 중점적으로 돌아 봤는데,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에 관련된 내용만 써 보려고 한다. 숙소는 세느강변 캠프촌의 모빌홈(이동주택)이었다. 4명이 한 조가 되어 묵게 되었는데, 각 조별로 돌아가면서 식사 준비를 해서 먹었으므로 당연히 한식으로만 식사를 해야 했다. 날씨는 맑고 쾌청했으나 칼바람이 부는 연수 3일째 오전, 허름한 건물에 있는 에스파스 사무실을 방문하자 박원순 시장님이 다녀 갔다는 신문 기사가 반겨 주었다. 에스파스에 관한 전반적인 설명을 듣고, 현장을 방문했다.
에스파스(Espaces)는 1995년 르노자동차 공장 이전으로 인한 실업자, 노숙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 공장부지의 환경정비 사업에 참여 시키고,강둑 청소, 인도 정리, 생태공원 조성사업 등을 맡겨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시민운동 단체(프랑스에서는 ‘협회’라 부름)를 만들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에스파스를 조직, 사회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에스파스는 단순 일자리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직업교육과 함께 약물치료, 정신과 상담 및 자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파리시의 가장 번화가인 16구의 폐철길을 친환경적으로 위탁 관리하고, 도시녹지 재생을 이룩한 현장을 돌아 봤다. 노숙자 자활을 돕기 위한 중간 지원조직 형태의 사회적 기업으로 자활을 통해 취업까지 연계시키는 종합 케어 시스템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 같다.
연수 4일째, 서울보다 따뜻할 거라는 기대와는 달리 여전히 춥다.
오전에는 지방의원 전문교육기관인 시데프 방문, 오후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특성화 도서관이기도 하고 시각장애인 사서가 있어서 네트워킹이 잘 되고 있는 시립도서관을 방문한 후 저녁 7시에 파리북부 도시 꼼삐엔에 있는 지방 로컬 푸드 협동조합인 보나뻬띠를 방문했다.
보나뻬띠(Bon appetit)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유기농 농산물을 통한 건강한 먹거리 공급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보나뻬띠는‘맛있게 드세요.’라는 뜻으로 일반기업 보다 좋은 질과 저렴한 가격으로 노인이나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제공하면서 회사 급식으로도 제공되고 있다. 보나뻬띠 매장에서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농산물을 판매하고, 주민들과 함께 요리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농업인 협동조합을 통하여 생산, 판매, 농장체험 등의 시설을 운영하고 있어 일자리 창출 및 지속적 연계와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고 한다. 공급되고 있는 음식물은 반조리식품으로 건강을 위해 저염식으로 조리를 하고 직접 배송까지 하고 있다. 저녁식사 시간이 훨씬 지나 보나뻬띠 음식으로 저녁 식사를 했는데, 보나뻬띠 대표의 열정적인 설명과 매장, 조리시설 등은 매우 훌륭하였으나, 저염식으로 조리된 건강음식은 우리 입맛에 전혀 맞지 않아서 유감이었다. 2년 전 17명의 조합원으로 출발하여 현재90명의 조합원으로 늘었고, 지방정부의 지원으로 시설을 확대하고, 조리시설 또한 최신 조리시설도 설비했다고 한다. 대형업체가 아니고 비교적 규모가 작은 협동조합에서 지역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급식 공급을 시작했는데 직장에 까지 공급하고 있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협동조합이지만 사회적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건강한 먹거리를 만든다는 자신감으로 요리교실, 강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지역주민들의 의식을 변화시키고 있는 보나뻬띠가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기원한다.
연수5일째, 토요일이어서 관공서 방문이 아닌 공정카페와, 프랑스 영화 아카이브의 포럼데지마쥬, 공정무역매장인 알떼흐 문디를 방문했다.
공정카페인 르물랑아카페(Le Moulin a Cafe)는 재개발되는 지역을 지역주민들이 주민운동으로 지켜낸 후 소외된 지역주민들의 공간으로 만들어 주민들 간의 소통과 나눔,연대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비영리 단체로 무보수의 자원봉사자들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협회 회원에게는 더 저렴한 가격으로 음료와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우리를 맞이해 주신 대표와 부대표 분들은 80세는 족히 되었을 자원봉사자들이어서 인상적이었다.
화~토 12시부터 22시30분까지 운영되는데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학습지도를 해주기 위해 자원 봉사자들이 모여서 공부하는 모습도 참 보기 좋았다. 1인 기본 연회비는 10유로,저소득층은 1유로,16세 미만은 무료이다. 우리나라처럼 학원 교습이 없어서 이기도 하겠지만 자발적으로 자원봉사를 위해 준비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알떼흐문디( Altermundi)는 SOS Group에서 운영하는 공정무역, 에코디자인 상품 판매장으로 파리 시내 30개 매장이 있다.공정무역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호 존중에 기반하여 생산자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교역하는 무역 협력으로 특히,국제 무역에 있어 보다 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힘쓰는 사회적 활동의 일환이다.알떼흐문디는 라틴어로 ‘또 다른 세상’이라는 뜻이라고 한다.박원순시장님의 유럽 순방 중에 알떼흐 문디를 방문하셨고,사회적 배려 기업 공동 전시판매장이 시민청 판매장을 시작으로 설치될 거라는 소식을 들었다.
연수 7일째,오전에는 프랑스 공급급식 협동조합인 시헤스코를 방문하고, 오후에는 오베흐쉬흐와즈 시청을 방문해서 여러 의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시헤스코(SIRESCO)는 유럽 제일의 공급급식협동조합으로 건강하고 균형있는 음식을 통해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1993년 설립되었다. 지방자치 단체가 협동조합의 조합원이 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16개 파리근교 지자체가 조합원으로 가입해 있다.지방의원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결정권을 가지고 각 지역의 공급급식을 추진하고 있다.더욱 놀란 것은 프랑스가 농업국으로 자급율이 우리보다 훨씬 높은데도 자국의 농산물로 식량주권,식량 안보를 지켜 나가기 위함이라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율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설립 이래 한 건의 급식 사고도 없었다고 하니 얼마나 정성 들여 음식을 만드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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